한 여자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우연히 발견한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발견한 것은 다름 아닌 요괴 마을. 마법으로 인해 부모님은 돼지로 변하고, 여자아이는 홀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연히 들어간 요괴 마을에서 이름 모를 소년을 만나 함께 역경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감독의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숨은 메시지를 찾으며 보는 재미 또한 있을 것이다.
요괴 마을에 들어간 여자아이의 모험 이야기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달리고 있는 차 안. 9살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애가 잔뜩 시무룩한 표정으로 뒷좌석에 누워있다. 아이의 이름은 치히로. 부모님의 사연으로 좋아하던 학교와 친구들과 이별한 채 원하지 않는 시골로 이사를 오게 돼서 기분이 매우 우울하다. 엄마 아빠에게 잔뜩 심통을 내는 치히로. 그런데 하필,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는지 갑자기 길 한가운데서 차가 멈추고 만다. 차에서 내린 엄마, 아빠와 치히로의 눈앞에 보이는 터널. 터널 안을 구경해 보고 싶어 하는 부모님과 달리, 치히로는 영 내키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치히로는 부모님을 따라 터널 안을 들어가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자 웬 마을의 상점 거리가 나타나지 않는가. 화려한 가게들이 즐비한 거리와는 다르게,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이상한 분위기. 치히로는 부모님에게 빨리 차로 돌아가자고 조르지만, 엄마와 아빠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거리를 걷다가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치히로의 부모님. 식당 안에는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진열대 위에 가득 차려져 있었다. 사람 하나 없는 식당의 분위기가 왠지 모르게 불안했던 치히로와 달리, 치히로의 부모님은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음식이 맛있다며 치히로에게 같이 먹자고 권유하는 치히로의 부모님. 하지만 치히로는 고개를 저어가며 거부한다. 치히로는 바로 식당을 나와 거리를 구경하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그림자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무서워진 치히로는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 부모님에게 빨리 여기서 나가자고 하지만, 치히로의 부모님이 있었던 자리에는 부모님이 아닌, 돼지로 변해버린 치히로의 부모님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놀란 치히로. 알고 보니 이곳은 요괴들이 사는 마을로 사람이 들어오면 안 되는 곳이었다. 치히로는 정신없이 도망가다가 자신을 도와주려는 정체불명의 소년 "하쿠"를 만나게 된다. 하쿠의 도움으로 몸이 사라지지 않는 약을 먹고 긴장이 풀린 치히로. 하쿠는 치히로를 데리고 화려한 불빛이 켜져 있는 으리으리한 여관으로 데리고 간다. 다른 요괴들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치히로를 데리고 들어가는 하쿠. 하쿠는 치히로에게 길을 설명하며 지하에서 일하는 가마 할아버지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라고 얘기한다. 그래야 나중에 치히로가 인간세상으로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주겠다면서. 치히로는 하쿠가 일러준 대로 가마 할아버지에게 찾아가고, 하쿠의 말대로 가마 할아버지의 거절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일을 시켜달라고 조른다. 마침내 치히로는 가마 할아버지의 승낙을 얻어 일자리를 얻게 되고, 여관에서 일하는 상냥한 직원 "린"의 도움으로 무사히 여관의 주인인 "유바바"를 만나러 갈 수 있게 된다. 치히로는 유바바를 만나 일할 수 있도록 승낙을 받고, "센"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얻게 된다. 유바바와 계약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을 도와준 하쿠를 다시 만나게 된 치히로. 하지만 치히로를 만난 하쿠는 치히로를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차갑게 대한다. 린의 안내를 받아 여관 직원들이 쉬는 숙소로 오게 된 치히로. 치히로는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자신에게 일어난 이 모든 일에 혼란스러울 뿐이다. 이튿날 새벽, 치히로의 부모님을 만나게 해 주겠다는 하쿠의 속삭임에 이끌려 밖으로 나온 치히로. 하쿠의 도움으로 치히로는 돼지로 변해버린 부모님을 만나러 간다. 하지만 아무리 엄마 아빠를 불러도 이미 인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상황. 슬픈 마음에 우는 치히로는 하쿠는 따뜻하게 위로하며 격려해 준다. 하쿠 덕분에 힘이 난 치히로. 여관으로 돌아온 치히로는 엄마 아빠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일하기 시작한다. 요괴의 마을에 비가 오기 시작하고, 여관에는 평상시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돈다. 아까부터 치히로를 따라다니며 치히로를 도와주는 알 수 없는 요괴. 그 요괴의 이름은 "가오나시". 가오나시는 치히로가 마음에 들었는지, 치히로에게 알 수 없는 친절을 베푼다. 그때 마침, 여관의 목욕탕으로 엄청난 오물을 뒤집어쓴 요괴가 들어온다. 목욕탕에서 일하는 모든 요괴 직원들이 기겁을 하며 달아나고,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오물 요괴의 목욕을 도와줄 것을 명령한다. 요괴를 씻기던 중, 무언가 이상한 것을 발견한 치히로. 치히로는 자신의 손에 잡힌 알 수 없는 가시 같은 것을 빼내기 시작한다. 그때 무언가 이상함을 눈치챈 유바바의 도움으로 요괴의 몸에서 녹슨 자전거 등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를 빼낸 치히로. 알고 보니 오물 요괴가 아닌, 유명한 강의 신이었던 것이다! 강의 신은 치히로에게 고맙다며, 고마움의 표시로 치히로에게 작은 선물과 함께 목욕탕 바닥에 금을 잔뜩 남기고 떠난다. 덕분에 치히로는 유바바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 그날 밤, 가오나시는 여관 직원들을 유인하여 잡아먹기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치히로는 정신없이 바쁜 여관 분위기에 어리둥절한다. 그런 치히로에게 린이 다가와 어젯밤에 금을 주는 어마어마한 손님이 왔다며 흥분해한다. 손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 손님이 가오나시라는 것을 알아차린 치히로. 가오나시는 엄청나게 많은 금을 치히로에게 선물하지만, 치히로는 거절하고 도망간다. 그러자 화가 난 가오나시는 요괴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기 시작하고, 여관 안은 아수라장이 된다. 한편, 치히로는 어떻게든 부모님의 문제와 하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몰래 유바바의 방에 들어가는데, 그만 유바바의 아기인 "보우"에게 붙잡히게 된다. 아기를 협박해 간신히 빠져나온 치히로. 하지만 치히로는 그곳에서 상처투성이의 정신을 잃은 하쿠를 발견한다. 하쿠를 안고 이름을 부르는 치히로. 그때 치히로의 앞에 유바바가 나타난다. 알고 보니 그녀는 유바바가 아닌, 유바바의 쌍둥이 언니 "제니바"였다. 치히로에게 붙은 마법 종이인형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제니바는 마법으로 보우와 유바바의 부하들의 모습을 바꿔치기해 놓고, 하쿠를 데려가려 한다. 그런 제니바를 가로막는 치히로. 마침 하쿠가 정신이 들고, 종이인형을 자르자, 제니바는 사라진다. 하지만 바로 정신을 잃은 하쿠. 치히로는 하쿠에게 예전의 강의 신이 선물해 준 경단을 먹인다. 치히로 덕분에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하쿠. 가마 할아버지는 치히로에게 하쿠가 이곳으로 오게 된 이야기를 해 준다. 하쿠 역시 치히로처럼 유바바의 계약에 어쩔 수 없이 묶여있었던 것. 치히로는 하쿠를 돕기 위해 제니바가 있는 곳으로 찾아갈 준비를 한다. 그런데 그때 린이 나타나 치히로에게 가오나시 때문에 여관이 난리가 난 것을 알린다. 치히로는 가오나시를 찾아가, 그를 속여 강의 신이 준 경단 나머지를 먹인다. 잠시 후, 자신이 먹은 요괴들을 토해낸 가오나시는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와 여관을 나가게 된다. 그런 가오나시가 다시 여관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치히로는 가오나시를 유인하고, 모습이 변한 보우, 가오나시를 데리고 치히로는 제니바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한 편, 정신이 든 하쿠는 가마 할아버지에게서 치히로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쿠는 바로 유바바를 찾아가고, 하쿠의 말을 듣고 나서야 유바바는 그제야 자기의 아들이 없어진 것을 깨닫고 흥분한다. 그런 유바바에게 보우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하쿠. 보우가 제니바의 집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멍해진 유바바. 유바바는 하쿠에게 보우를 데려올 것을 명령한다. 밤이 되고, 제니바의 집에 도착한 치히로는 제니바에게 하쿠가 훔친 제니바의 도장을 돌려준다. 제니바는 뜻밖에도 치히로와 일행을 따뜻하게 맞이해 준다. 치히로에게 모든 것을 되돌려 놓을 방법은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고 알려주는 제니바. 치히로는 오로지 하쿠가 걱정되는 마음뿐이다. 제니바는 치히로에게 부적으로 머리끈을 선물해 준다. 그때, 밖에서 용으로 변신한 하쿠가 치히로를 데리러 온다. 기쁜 마음으로 하쿠에게 달려가는 치히로. 치히로와 보우는 용이 된 하쿠를 타고, 여관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한다. 한참을 갔을까. 치히로의 머릿속에 갑자기 어떤 기억이 떠오른다. 치히로는 하쿠에게 자신이 떠오른 기억을 이야기해 주기 시작한다. 어렸을 적 자신이 강에 빠졌던 적이 있었고, 그 강의 이름이 바로 코하쿠 강이었던 것. 그 강의 이름이 바로 하쿠의 원래 이름이었다고 알려주자, 마법이 풀린 하쿠는 드디어 자신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여관에 도착한 치히로. 유바바는 치히로에게 자신이 낸 문제를 풀면 엄마, 아빠를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주겠다고 한다. 유바바의 문제를 침착하게 풀어낸 치히로. 드디어 마법이 풀린 치히로는 여관을 떠나, 하쿠의 안내로 요괴의 마을을 빠져나오게 된다. 하쿠와 작별인사를 하고 인간 세상으로 돌아온 치히로. 그곳에서는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엄마, 아빠가 치히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떠나기 전, 잠시 터널을 응시하는 치히로의 눈빛에서 이전과 다른 성숙함이 보인다.
현실의 물질 만능주의와 그 안의 인간의 모습을 빗대어 연출하다
하쿠를 만나기 전만 해도 치히로는 생각이 깊은 아이도 아니었고, 엄마 아빠에게 의존하는 겁 많은 아이였다. 하지만 치히로는 요괴 세상에서 많은 일을 겪으면서 내면의 강인함을 찾았고, 마침내 성숙한 자아를 가진 아이가 되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많은 의미를 내포했다고 한다. 초반 치히로의 부모님의 모습은 자신은 방관하며 무심한 부모의 모습을 나타냈고, 부모님이 돼지로 변하는 모습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세대들의 모습을 투영했다고 한다. 또한 목욕탕의 모습에서는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빗대어 그렸고, 본래의 이름을 빼앗긴 치히로와 하쿠는 현실에 시달리며 자아와 정체성을 잃는 우리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한다. 이러한 감독의 숨은 의도를 보면서 영화를 보면 더욱 의미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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